귀신의 북리뷰 [종교학]/종교와 음악

영성과 음악 (이천진 저, 나눔사, 2018)

˚-˚ 2021. 8. 16. 12:55

 

 

지난 학기까지 종교학에 대한 관심을 넓혀 가고자 여러 수업에 참석했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종교학 관련 강좌가 많이 개설되지는 않아서 타 대학의 강의를 청강하는 식으로 공부를 이어갔다. 앞으로 종교학을 주전공으로 삼아서 공부해나가려고 하여, 세부 전공을 어떤 걸 잡아야 할지 모색하고 있다. 나와 관련이 있는 분야가 종교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바로 음악이 생각났다. 음악이라면 나와 매우 밀접한 경험이 있고, 늘 흥미롭고 관심 있게 향유하는 분야였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종교와 음악에 관해서 내가 읽은 첫 번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양대학교에서 교목으로 사역하시는 이천진 목사님께서 쓰신 책이다. 책은 총 12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서는 음악과 (개신교) 영성의 관계를 조금씩 다루고 있다. 여러 주제가 등장하는데, 책을 딱 읽으면 마치 '하나의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12강의 수업이 책에 들어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화미디어고등학교에서 교목으로 사역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은 전체적으로 고등학생~대학생의 (교양) 종교 수업과도 같은 느낌이 났다. 여기 저기 레퍼런스를 잘 달아주시기도 했는데, 역사적 문헌이나 사실을 규명하는 텍스트에 간혹 각주 처리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의 장점은 매우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과 연관하여 대부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에피소드를 소개해놓는다. 이를 저자만의 신학적 관점에 따라 설명하는데,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았다. 또, 여러 신학자나 철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소개해주신 점도 좋았다. 저자가 교목이라는 점에서 신앙적인 지도와 조언이 담긴 내용도 있었다. 개신교인이라면 충분히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말은 객관적 태도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겠다.)

 

종교와 음악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모든 음악 관련 문헌을 신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나와 잘 맞지 않았다. 때로는 책에서 '음악과 영성'과는 동떨어진 내용이 등장하기도 해서, 일관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학술서라기보다는 '교목이 사용하는 수업 교재' 혹은 '신앙 서적'에 좀더 가까울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갖는 의의를 기술하자면, '종교와 음악'에 관련된 문헌이 아직 한국에 많이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듯하다. 저자는 최근에(올해 3월) <찬송과 영성>이라는 책도 저술했다. 한국에 음악 및 종교에 모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관심을 갖고 저자의 책을 읽고자 한다. 그게 나의 스텐스에 완전히 맞든 맞지 않든, 참고할 구석은 있을 테니까.

 

개신교인이며, 신앙적으로 새로운 텍스트를 읽고 싶거나, 목회자로서 (청소년~대학) 학생을 지도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추천할 수 있겠다.